육아 기록

의미있는 영유아 검진이라는건

아드리두린맘 2024. 2. 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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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가지고 혼자서 오래 잘 노나요?
보채지 않고 너무 순한가요?
육아레벨 난이도 하.. 인가요?
감사하고 있기만 하지마시고
한번 쯤은 예민하게 아이를 봐주셔도
좋을것 같아요.


발달이 좀 느린 우리집 두찌
땡큐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첫째가 네살이 되고 둘째가 태어났다. 
큰 아이는 어린이집에 점점 적응해갔고,
나 역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일상에 적응해갔다.
 
첫째는 20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둘째는 좀 더 일찍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발 기기를 시작할 즈음 어린이집에 입소를 했고,
형보다 훨씬 더 빠르
게 잘 적응하는듯,
엄마와 헤어짐에 아쉬움이 없는듯, 
순하디 순한 둘째의 사회생활이 시작 되었다. 
 
돌 무렵 영유아 검진을 미루고있었다. 
별다른 계획이나 생각이 있었던건 아니고, 그냥 귀찮아서.
 


어느날 하원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어머님 영유아 검진표 제출 부탁 드려요~, 아시다시피  땡큐가 좀 느리잖아요'
라고 하셨다.
 
 '좀 느리다고?'
 
괜히 기분상하는 선생님 한마디에 화가 나서
그 길로 영유아 검진을 하러 갔다. 
내가 다니는 소아과 선생님은 쿨내가 문밖까지 진동을 하는 분인데
예를 들면
'이런건 우리 그냥 약 먹이지 말죠?'
'이정도는 좀 쉬면서 지켜보는게 낫지 않겠어요?'
'이건 항생제 수준 아니고 바로 스테로이드 가야됩니다'
'이미 어머님들은 정보가 저만큼 습득 되어 있으시잖아요, 그냥 추가로 궁금한거 있으시면 시원하게 물어보세요'
 
이런식으로 진료만 보면 속이 좀 시원한 부분이 있는 분이다. 
 
영유아 검진을 할때는
'이상전혀 없고요, 다 정상 범주입니다. 궁금하신점은?'
이 한마디로 큰 아이는 4살까지 끝났을 정도. 
 
아이들 크는거야 다 다른 속도에서 크는걸 감안하면 모두 정상이지 
뭘 별걸 가지고 유난들인가 싶은 내 생각에도 응원이 됐다. 



 
-
그래서 그 길로 찾아간 영유아 검진. 
안되는건 안된다, 되는건 된다. 표시를 다 하고
검진표를 받았는데 
우리 땡큐는 [추적요망] 이 떴다. 
 
"선생님, 제가 무슨 말씀인지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지금 발달이 얼마나 늦은거에요? 다른 병원을 좀 알아보고 그래야 되나요?"
 
(이렇게 말하면, "아니요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좀 지켜봐도 될 정도에요~" 라고 할것 같았다)
 
"심화가 뜨면 큰 병원에 가보시는게 맞는데, 지금 제가 드린건 추적이에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는 한데, 
정상 발달 범주 안에 있지는 않네요. 정상범주 밖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늘이 무너졌다. 
쉽게 생각했던, 큰 의미가 없어보이던, 의례 형식적인것 같던
그 영유아 검진이 이렇게 나온다고..?
 
우리 천사같은 땡큐가 왜?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아이와 마주 앉았다. 
이제보니.. 눈도 맞추지 못하고, 호명도 되지 않았다. 
열번 부르면 한번 정도 쳐다볼 정도.. 눈맞춤은 0.1초가 어려웠고, 
스킨십도 거의 되지 않았다. 손을 잡으려고 하면 거부하고, 손을 빼는등.. 
나와의 관계가 이렇게 어려운 상태인 줄을... 
나는 왜 몰랐을까. 
나는 왜 그저 천사라고 입으로 칭찬만 했을까. 
난 이제 뭘 해야 할까...
 


 
 
 
발달이 느린 아이를 육아하며 기록해봅니다. 
나에겐 기적을 기록하는 일기가 되기를, 
다른 사람들에게는 희망과 소망의 기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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